한송이 수련으로
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 하얗게 떠다니는
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
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 물 위에 풀어놓고
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
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 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
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
밤마다 별을 안고 합장하는 물빛의 염원
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 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
나를 위해 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
그 푸른 물 위에 말없이 떠다니는 한 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
글 / 이해인 수녀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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